2003년 한국 문단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며 등단한 이후, 늘 새로운 상상력과 실험정신으로 주목받아온 소설가 박민규의 신작 장편소설. 2008년 12월부터 2009년 5월까지 6개월 동안 온라인서점 예스24 블로그에 연재되었던 작품으로, 연재 초기부터 ‘박민규의 색다른 연애소설’로 회자되며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특히나 최근 몇 년간 실험적이고 장르적인 소재에 천착해온 작가에게 내심 현실의 중력에 발을 디딘 박민규식 서사를 기대하고 있던 독자들이라면 더욱 반가운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소설은 박민규 비블리오그래피 중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계보를 잇는다는 관점에서 더욱 특별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종종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하는 박민규의 장편소설. 젊은 남성과 젊은 여성의 사랑 이야기라는 흔한 소재이지만, 여주인공이 누구나 처음에 깜짝 놀랄만큼 외모가 떨어지는 ‘추녀’라는 극히 예외적인 설정 위에서 작품이 전개된다. 독자가 예상하기 쉽지 않은 줄거리는 복잡한 결말부로 인해 더욱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김유정문학상 심훈문학대상 이효석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문학성을 두루 입증받은 ‘리얼리스트’ 정지아가 무려 32년 만에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써내는 작품마다 삶의 현존을 정확하게 묘사하며 독자와 평단의 찬사를 받아온 작가는 이번에 역사의 상흔과 가족의 사랑을 엮어낸 대작을 선보임으로써 선 굵은 서사에 목마른 독자들에게 한모금 청량음료 같은 해갈을 선사한다.소설은 ‘전직 빨치산’ 아버지의 죽음 이후 3일간의 시간만을 현재적 배경으로 다루지만, 장례식장에서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해방 이후 70년 현대사의 질곡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이러한 웅장한 스케일과 함께 손을 놓을 수 없는 몰입감을 동시에 안겨주는 것은 정지아만이 가능한 서사적 역량이다.
정지아는 한국전쟁기에 지리산에서 빨치산 활동을 한 탓에 오랜 감옥살이까지 한 부모 밑에서 자라며 여느 청소년과 크게 다른 성장기를 보낸 소설가이다. 이 자전적 소설은 1인칭 화자의 시점으로 작가가 갑자기 돌아가신 아버지의 상을 치르며 경험하는 일들을 그리지만, 고통이나 슬픔에 쉽게 이끌리지 않고 자신의 가족사와 현실에 객관적 거리를 유지하며 독특한 유머 감각을 자주 발휘하는 가운데 해방 이후 지금에 이르는 우리 현대사의 숨겨진 진면모를 살려낼 뿐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 나가야 할 미래의 사회에 대해서도 깊은 성찰을 가능하게 한다.
박완서의 데뷔작. 미군기지를 배경으로 한 처녀의 정체성 찾기, 그 실존적 문제를 다룬 장편소설이다. 작가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작품이라 고백하기도 했던 이 소설에는 불혹의 나이에 등단한 작가의 역량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50년 넘는 작가 생활을 통해 수많은 소설을 발표한 박완서의 1970년 데뷔작인 중편. 박완서 최고의 걸작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의 문학세계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 꼭 읽어볼 작품. 전쟁 통에 인민군의 잔인한 행위에 사랑하는 오빠를 잃은 젊고 영민한 처녀가 생계를 위해 미군 영내의 상점(PX)에서 일한다. 주인공은 답답한 삶을 살며 정신적 방황의 과정에서 가난에 시달리던 뛰어난 화가를 유부남임에도 불구하고 짝사랑하게 되며, 심지어 자신을 유혹하는 미군 장교와 잠자리를 같이하려고까지 든다. 작가의 연작 단편 「엄마의 말뚝 1, 2, 3」과 함께 읽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조선의 풍속과 낭만''을 호방한 필치로 그려낸 대하소설 <임꺽정>이 개정판으로 새롭게 출간됐다. 봉건제도에 저항하는 백정 출신의 도적 임꺽정의 활약을 통해 조선시대 민중들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재현한 걸작이다. 식민지시기 대표적 역사소설이자 한국근대소설사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전10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체 이야기가 하나로 흘러가면서도 각 권이 독립성을 갖는다. 「봉단편」, 「피장편」, 「양반편」은 임꺽정을 중심한 화적패가 아직 결성되기 이전인 연산조 때부터 명종 초까지의 정치적 혼란상을 폭넓게 묘사하는 한편, 백정 출신 장사 임꺽정의 특이한 가계와 성장과정을 그린다.「의형제편」은 후일 임꺽정의 휘하에서 화적패의 두령이 되는 주요인물들이 각자 양민으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청석골 화적패에 가담하기까지의 경위를 보여준다. 「화적편」은 임꺽정을 중심한 청석골 화적패가 본격적으로 결성된 이후의 활동을 그려나간다.''한국 최고의 문필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벽초 홍명희는, 1928년부터 1940년에 이르는 기간에 <임꺽정>을 창작하여, 신문연재 방식으로 발표했다. 그는 민족적인 정서에 토대를 두면서 조선의 풍속을 오롯이 되살려냈다. 일제 식민지라는 특수상황에서 임꺽정과 스승 갖바치가 백두산으로, 제주도로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고, 임꺽정 패가 탐학하는 지배층을 골려주는 것은 다분히 의도적인 것이다.임꺽정만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인물들이 확실한 자기 색을 내며 주인공과 비등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도 특징적이다. 또한 소설 속에는 무당이나 색주광, 장돌배기, 도둑놈, 예인집단 등 온갖 민중들이 등장해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노래, 속담, 전설 등을 들려준다.2008년 1월 출간되는 개정판은 신문 연재분 및 조선일보사판, 을유문화사판과의 대조작업을 좀더 꼼꼼하게 하여 원문에 더욱 충실하고 정확한 판본이 되도록 했다.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어려운 용어나 생소한 낱말은 본문에 뜻풀이를 달았다. 또 활자를 크게 넣고, 박재동 화백의 그림을 더해 읽는 즐거움을 더욱 키웠다.
벽초 홍명희는 식민지 치하에서 임꺽정을 신문에 연재했지만 여러 사정으로 작품을 완성하지 못했다. 벽초가 백범 김구의 남북협상에 동행했다가 북에 남아 부수상까지 지낸 탓에 1980년대까지 금서였던 이 역사소설은 우리 근대문학의 최고봉에 속하는 성과이다. 10권 완독이 부담이 된다면 일단 첫 권인 ‘봉단편’만 읽어도 좋다. 조선 사회에서 가장 천대받는 백정의 딸 봉단이와 당대 최고의 엘리트인 홍문관 교리 이장곤이 부부로 맺어지는 희귀한 드라마가 우리 전통과 역사에 대한 정확하고 풍부한 이해와 아름다운 우리말에 담겨 큰 감동을 안겨 주며, 저도 모르게 2권을 집어 들게 될 것이다.
Korean edition of Red Sorghum: a Novel of China by the 2012 Nobel Literature Prize winner Mo Yan. This is the original novel of the movie Red Sorghum. Starring Gong Li, directed by Zhang Yimou, the movie won the Golden Berlin Bear (best film) in the 1988 Berli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In Korean. Annotation copyright Tsai Fong Books, Inc. Distributed by Tsai Fong Books, Inc.
2012년 현대 중국 작가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모옌의 1987년 작품. 장이머우 감독이 이 연작소설의 일부를 원작으로 영화 <붉은 수수밭>을 만들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기도 한 작품. 모옌의 작품 세계는 어김없이 중국 대륙의 농민과 농촌에 기반하고 있으며, 이 작품을 통해 우리는 빈곤한 중국 농민의 실상과 함께 중국 현대사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역시 한국에도 잘 알려진 위화의 허삼관 매혈기, 인생이나 그보다 좀 덜 알려진 비페이위의 위미와 함께 읽기를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