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기술을 넘어 지혜로
지도자와 고전의 스포츠
- 『하비 페닉의 리틀 레드북』
- 『필 잭슨의 일레븐 링즈』
- 『서재의 등산가』

*지식인의 서재
서울대학교 빅데이터 기반 지식정보플랫폼 LikeSNU에서는 우리 사회 각 분야 지식인의 마음속 서재에 꽂혀 있는 다양한 책들을 소개합니다.
다섯 번째 지식인의 서재로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 최의창 교수님의 서재를 소개합니다.
최의창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체육교육과 교수
연구분야 스포츠교육학, 스포츠인문학
학력 미국 조지아대학교 박사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 석사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 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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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역서 ※ 클릭 시 도서관 소장 사항 확인 가능 - 가지 않은 길(2015)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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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서재"는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이 자랑하는 시그니처 코너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뜻 깊은 자리에 초대받은 것은 저로서는 큰 영광입니다. 동시에 적지 않은 부담이기도 합니다. 육십 평생 저는 스스로를 지식인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교수로서 지식을 다루고, 만들고, 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지만, 저 자신을 당당히 지식인의 범주에 넣어 평가해본 적은 없습니다.
저는 체육을 공부하고 스포츠교육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스스로를 "애체자"(愛體者)라고 부르는 편입니다. 애체자는 말 그대로 "체육적인 것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체육 안에는 신체활동과 신체활동문화, 그리고 스포츠적인 것과 스포츠적인 문화가 모두 들어 있습니다. 저는 그런 세계를 사랑하고, 그 세계를 가르치고, 그 세계가 지닌 의미를 오래 생각해온 대학 선생입니다. 굳이 지식인이라는 이름을 붙인다면, 저는 아마도 "스포츠 지식인" 또는 "애체자로서의 지식인"에 가까울 것입니다.
애체자라는 말은 애지자(愛智者)에서 힌트를 얻어 제가 지어낸 단어입니다. 지식인은 본래 애지자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애지자라는 말은 지식인이라는 말보다 조금 더 근본적인 울림을 줍니다. 지식인이라는 말은 왠지 소피스트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지만, 애지자라는 말은 영원한 애지자의 큰 형님, 소크라테스를 떠올리게 합니다. 저에게는 이 차이가 중요합니다. 스포츠를 지식의 대상으로만 다루는 스포츠 소피스트가 아니라, 스포츠를 사랑하고 묻고 배우며 살아가는 애체자가 되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저는 대학의 체육 선생으로서 애체자이고자 합니다. 제 아이디 가운데 하나가 "스포크라테스"(Spocrates, Sporting Socrates)인 것도 그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 서가, 사실 서재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초라한 그 책장에는 전문 연구서 못지않게 스포츠 교양서와 스포츠 문학서가 넓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스포츠를 더 잘 가르치기 위해서, 저는 스포츠를 더 넓게 읽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번 "지식인의 서재" 초대를 받았을 때 저는 곧바로 한 가지를 결심했습니다. 이 절호의 기회를 관악의 구성원들께 스포츠 문학의 세계를 소개하는 자리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스포츠 문학 장르의 책 15권을 골랐습니다. 소설, 수필, 회고록, 전기, 논픽션, 산서, 팬 북, 문학적 스포츠 저널리즘 등 다양한 형식의 책들입니다. 모두 애체자의 서가에서 건져 올린 "읽는 스포츠" 도서들입니다. 따라서 이 목록은 저의 애장서 목록이면서 동시에 관악의 애체자(이면서 애서가)들께 드리는 추천도서 목록이기도 합니다.
스포츠에는 흔히 "하는 스포츠"와 "보는 스포츠"가 있다고 말합니다. 이제 여기에 한 가지를 더 보태야 합니다. 바로 "읽는 스포츠"입니다. 시, 소설, 에세이, 자서전, 회고록, 논픽션 등 문학적·서사적 형식으로 스포츠를 다룬 모든 글이 여기에 속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낯선 표현일 수 있지만, 영미권과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두텁게 자리 잡아온 장르입니다. 88서울올림픽 이후 한 세대가 지난 문화 선진국 한국에서도 이제 읽는 스포츠의 문화가 빠른 속도로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제가 사랑한 15편의 책들은 그러한 읽는 스포츠의 문화 속에서도 두드러진 최고의 책들입니다. 골프, 농구, 등산, 달리기, 수영, 검도, 야구, 권투, 축구, 테니스, 산악, 계주 등 종목도 다양하게 담으려 했고, 소설, 에세이, 논픽션, 자서전, 회고록 등 장르도 가능한 한 고루 담으려 했습니다. 외국 작품과 우리 작품이 함께 들어 있으며, 30년 된 고전과 최근의 신작이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책마다 줄거리와 주제, 작품의 특징을 소개하되, 저에게 이 책이 어떤 의미였는지, 그리고 독자 여러분께 어떤 재미를 줄 수 있을지를 함께 적어두었습니다.
스포츠를 읽는 일은 처음에는 조금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스포츠라면 땀을 흘리며 직접 해야 하고, 함성이 터지는 경기장에서 보아야 할 것만 같습니다. 그런데 책장을 펼치는 순간, 또 하나의 경기장이 열립니다. 골프장의 잔디 냄새, 야구장 불펜의 긴장, 수영장 물결, 검도장의 죽도 소리, 히말라야의 얼음바람이 활자 사이에서 다시 살아납니다. 운동화 끈을 묶지 않아도 출발선에 설 수 있고, 라켓을 쥐지 않아도 공의 회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읽는 스포츠의 즐거움입니다.
이 작은 서가에는 얼핏 보기에 서로 다른 책들이 모여 있습니다. 골프와 농구, 등산과 달리기, 수영과 검도, 야구와 권투, 축구와 테니스, 산악과 계주가 한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같은 질문을 품고 있습니다. 사람은 왜 몸을 움직이는가. 왜 이기려 하고, 왜 져도 다시 시작하는가. 왜 어떤 경기는 지나가도 오래 마음속에 남는가. 그리고 스포츠는 어떻게 한 사람의 삶을 더 깊고 넓게 만드는가.
첫 번째 묶음은 기술을 넘어 지혜로 향하는 책들입니다. 하비 페닉의 짧은 골프 메모, 필 잭슨의 농구 코칭, 김영도의 산서 읽기는 노련한 지도자와 오래된 고전이 스포츠를 어떻게 삶의 원칙으로 바꾸어놓는지를 보여줍니다. 이곳에서는 스윙과 작전과 등반이 단순한 방법이 아니라 태도가 됩니다.
두 번째 묶음은 몸으로 사유하는 책들입니다. 조지 쉬언은 달리며 존재를 묻고, 보니 추이는 물속에서 인간의 오래된 기억을 더듬으며, 양선규는 검의 길에서 마음의 그림자를 바라봅니다. 이 책들은 건강해지기 위해 운동하라는 권유를 넘어섭니다. 몸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생각하는 자리이며, 반복은 지루한 습관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비추어내는 거울임을 알려줍니다.
세 번째 묶음은 패배와 상처를 통과하는 스포츠 소설들입니다. 『불펜의 시간』의 야구, 『스파링』의 권투, 『배거 밴스의 전설』의 골프는 모두 무너진 사람이 다시 자기 삶을 맞닥뜨리는 무대가 됩니다. 경기장은 승자의 축제만이 아닙니다. 오히려 지고, 다치고, 흔들리고, 추락한 사람들이 다시 숨을 고르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네 번째와 다섯 번째 묶음은 스포츠를 바라보고, 기록하고, 한계 너머로 밀고 나아가는 책들입니다. K리그의 팬심, 테니스의 아름다움, 1마일 4분의 벽은 보는 스포츠가 어떻게 지성과 미학의 세계로 들어가는지를 보여줍니다. 또 『신들의 봉우리』,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한순간 바람이 되어라』는 산과 길과 트랙 위에서 혼자이면서 함께 나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냅니다. 한 사람의 의지와 한 팀의 신뢰가 만나는 순간, 스포츠는 인간형성의 서사가 됩니다.
이 읽는 스포츠 도서들은 특정 연구 영역의 지식인만을 위한 선택이 아닙니다. 전공, 직책, 나이에 관계없이 스포츠를 사랑하시는 관악의 모든 식구들께 말을 걸 수 있는 책들입니다. 등산을 좋아하시는 교직원, 축구와 야구를 사랑하는 학생, 농구팬, 러너, 골퍼, 테니스인, 권투팬, 무도인, 그리고 아직 어떤 스포츠를 사랑하게 될지 모르는 독자 여러분 모두에게 이 작은 서가가 반가운 입구가 되었으면 합니다.
BEFORE READING
01
지도자와 고전의 스포츠
02
수련과 자기성찰의 스포츠
03
상처, 재기, 구원의 스포츠소설
04
팬심, 미학, 기록의 논픽션
05
산과 길 위의 성장서사
※ 책 소개 말미에 일반인용 <2026 읽는 스포츠 문학 50권> 리스트를 첨부하였으니
스포츠 문학서 읽기에 도움 되시기를 바랍니다(영유아, 초등생, 중고등생을 위한 목록도 각각 준비되어 있으므로 필요시 문의하세요).
골프 교습의 짧은 문장, 농구 코칭의 우승 철학, 산악문화의 노년 지혜를 한곳에 모았다.
이 묶음은 스포츠가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태도와 정신, 지도자의 언어와 삶의 원칙으로 깊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하비 페닉의 리틀 레드북
하비 페닉 지음, 김원중 옮김
문예춘추사 (2022)
❝ 골프 책은 대개 두 종류로 나뉜다. 스윙을 고치는 책과 마음을 고치는 책이다. 『하비 페닉의 리틀 레드북』은 후자에 더 가까우면서도 전자를 결코 놓치지 않는다. 미국의 전설적 골프 교습가 하비 페닉이 평생 골프장을 오가며 한 자 한 자 적어둔 작은 수첩의 기록을 모은 책이다. 거창한 이론서도, 최신 장비 안내서도 아니다. 대신 골프를 오래 사랑한 노인이 필드에서 건져 올린 짧은 문장들이 골프의 기본과 태도를 차분히 일러준다.
이 책의 줄거리는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축적된 지혜다. 그립, 어드레스, 퍼팅, 짧은 게임, 연습, 경기 중 마음가짐 등 골퍼라면 누구나 겪는 작은 문제들이 매우 단순한 언어로 설명된다. 그런데 그 단순함이 얕지 않다. 좋은 스윙은 몸의 기술만이 아니라 생각의 절제, 감정의 평정, 자연과의 조화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그래서 이 책은 골프 레슨북이면서 동시에 골프 수행서다.
나에게 이 책은 '골프 논어'처럼 읽힌다. 논어가 공자의 사상을 체계적 논문으로 설명하지 않고 삶의 장면 속 짧은 말로 전하듯, 이 책도 골프의 세계를 길고 복잡한 이론으로 포장하지 않는다. 현장에서 묻고 답하며 얻은 말들이 담겨 있다. 스포츠교육을 생각하는 나에게 페닉의 문장들은 지도자의 언어가 얼마나 검소하고도 깊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좋은 코치는 더 많이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필요한 한마디로 배움의 방향을 바꾸는 사람이다.
읽는 이는 이 책에서 골프의 기술보다 더 큰 즐거움을 얻는다. 그것은 필드에서 자기 자신과 더 조용히 만나는 재미다. 바람, 잔디, 클럽, 작은 공, 동반자, 그리고 자기 마음이 함께 움직이는 과정을 새삼 보게 된다. 골프를 치는 이는 스윙을 다시 생각하게 되고, 골프를 치지 않는 이는 한 종목이 어떻게 인생의 은유가 되는지를 알게 된다. 오래된 작은 책이 여전히 고전으로 불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필 잭슨의 일레븐 링즈
필 잭슨 지음, 엄성수 옮김
한스미디어 (2014)
❝ 『필 잭슨의 일레븐 링즈』는 NBA 역사에서 가장 많은 우승반지를 손에 넣은 감독, 필 잭슨의 회고록이다. 그는 시카고 불스를 여섯 번, LA 레이커스를 다섯 번 정상에 올려놓았다. 그런데 이 책은 반짝이는 전리품을 자랑하는 승리의 박물관이 아니다. 반지가 만들어지기까지 한 팀의 몸과 마음이 어떻게 하나의 원으로 묶였는지를 들려주는 코칭의 기록이다.
이야기는 필 잭슨의 어린 시절과 선수 생활을 짧게 지나, 본격적으로 감독의 시간으로 들어간다. 시카고 불스의 마이클 조던과 스코티 피핀, 데니스 로드맨, LA 레이커스의 샤킬 오닐과 코비 브라이언트 같은 당대 최고의 선수들이 차례로 등장한다. 이들은 모두 위대했지만 모두 쉽지는 않았다. 큰 재능은 큰 자존심을 동반하고, 강한 개성은 때때로 팀을 흔든다. 잭슨은 이들을 억누르기보다 각자의 운명을 발견하도록 돕고, 개인의 빛이 팀의 빛으로 바뀌는 길을 열어준다.
나에게 이 책은 농구책이기 이전에 코칭교육의 고전으로 읽힌다. 스포츠 지도는 기술을 가르치고 전술을 짜며 경기를 이기게 하는 일만이 아니다. 그것은 사람의 마음을 만지고, 관계의 결을 조율하며, 공동의 목적을 향해 한 집단을 성숙시키는 일이다. 필 잭슨은 감독이 전략가이면서 동시에 마음의 교사, 팀의 도슨트, 선수들의 성장을 돕는 수행의 동반자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읽는 이들이 느낄 재미도 여러 겹이다. 농구 팬은 조던, 피핀, 로드맨, 샤킬, 코비가 한 팀 안에서 어떻게 충돌하고 화해하며 챔피언이 되었는지를 따라가는 재미를 얻는다. 독자는 직장, 학교, 가족, 공동체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서로의 재능을 살리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의 마지막 가르침은 역설적이다. 반지를 잊으라는 것이다. 반지를 잊을 때 오히려 반지에 가까워진다. 승리를 내려놓을 때 승리할 수 있는 팀의 혼이 자라난다. ❞

서재의 등산가
김영도 지음
리리 (2022)
❝ 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산에 간다. 그러나 산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은 산에 관한 책도 읽는다. 김영도의 『서재의 등산가』는 이 단순한 사실을 평생의 신념으로 보여준 산서 예찬집이다. 저자는 1977년 에베레스트 원정대장을 지낸 한국 산악문화의 큰 어른이다. 나이가 들어 더 이상 높은 산을 직접 오르기 어려워진 뒤, 그는 서재에서 산악의 명저들을 오르며 자신을 '서재의 등산가'라고 불렀다.
이 책의 줄거리는 한 사람의 등반 인생이 산서의 숲을 지나며 정리되는 과정이다. 국내외 산악 고전, 등반가의 자서전, 산악소설과 수필이 차례로 불려 나오고, 그 안에서 알피니즘의 원칙이 정리된다. 정상에 빨리 서는 것보다 어떤 길로 오르는가를 중시하는 등로주의, 기계장비에 기대지 않고 정당한 방법으로 오르는 태도, 그리고 고도보다 태도를 중시하는 마음이 핵심이다. 이것은 등산의 원칙이면서 인생의 원칙이다.
나에게 산악문학은 읽는 스포츠 가운데 가장 매혹적인 장르다. 산에는 등정과 조난, 사투와 생환, 인간의 무모함과 자연의 장엄함이 함께 있다. 그런데 김영도 선생은 그 극적인 소재를 흥분으로만 소비하지 않는다. 산을 어떻게 만나야 하는가를 묻는다. 산서 읽기는 산을 정복의 대상으로 낮추지 않고, 나를 낮추어 산 앞에 서도록 만드는 마음의 훈련이다.
읽는 이는 이 책에서 등산보다 넓은 산의 세계를 만난다. 산에 자주 가는 사람은 자신의 산행이 더 품격 있어지기를 바라게 되고, 산에 잘 가지 못하는 사람은 책장을 넘기는 일만으로도 높은 능선을 걷는 느낌을 얻는다. 산은 높이의 문제가 아니라 만남의 방식의 문제다. 인자요산이라 했다. 어진 마음으로 산을 만나기 위해, 이제 등산과 함께 독산(讀山)을 시작해볼 일이다. ❞
달리기, 수영, 검도는 모두 몸의 반복을 통해 마음을 비추는 운동이다. 이 묶음은 스포츠를 건강관리나 기능 연습이 아니라
존재를 묻고, 물과 호흡하고, 마음의 그림자를 살피는 수행의 길로 안내한다.

달리기와 존재하기
조지 쉬언 지음, 김연수 옮김
한문화 (2003)
❝ 달리기는 가장 평범한 스포츠다. 신발만 있으면 되고, 길만 있으면 된다. 그러나 그 평범함 때문에 달리기는 가장 깊은 스포츠가 된다. 조지 쉬언의 『달리기와 존재하기』는 이 단순한 뜀박질을 육체적, 정신적, 영적 체험으로 끌어올린 읽는 스포츠의 고전이다. 저자는 의사이자 러너, 그리고 달리기 철학자로서 달리는 행위를 인간 존재 전체와 연결한다.
이 책에는 뚜렷한 사건 중심의 줄거리가 없다. 대신 살아가기, 발견하기, 이해하기, 시작하기, 되어가기, 놀기, 배우기, 치유하기, 경주하기, 명상하기, 성장하기 같은 존재의 국면들이 달리기와 함께 펼쳐진다. 쉬언에게 달리기는 건강관리의 수단이 아니라 자신을 시험하고 발견하는 길이다. 숨이 차오르고 다리가 무거워지는 순간, 사람은 자신이 누구인지 조금 더 정직하게 알게 된다.
나는 장거리 달리기에 자신이 없는 사람이다. 지구력과 근성이 부실하여 먼 거리 달리기는 늘 언감생심이었다. 그런데도 달리기 책을 좋아한다. 그 이유는 달리기가 자기성찰의 문장으로 변할 때, 뛰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뛰고 싶은 마음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마음을 준다. 쉽지는 않다. 고전이란 원래 읽는 이를 고전하게 만드는 책이 아닌가. 그러나 쓴맛 뒤에 단맛이 우러나는 삼처럼, 천천히 읽을수록 깊은 맛이 나온다.
읽는 이에게 이 책이 주는 재미는 빠른 흡입력보다 느린 공명이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이는 자신의 체험이 얼마나 넓은 의미를 지닐 수 있는지 확인하게 된다. 달리기를 싫어하는 이도 몸을 움직이는 일이 삶을 해석하는 하나의 언어가 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가을의 길 위에서, 또는 책상 앞에서, 우리는 묻게 된다. 나는 어디를 향해 달리고 있는가. 그리고 나는 달리며 어떤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가. ❞

수영의 이유
보니 추이 지음, 문희경 옮김
김영사 (2021)
❝ 사람은 왜 물속으로 들어가려 할까. 물은 생명을 살리지만 죽음도 가져온다. 그런데도 우리는 수영장을 찾고, 바다로 나가고, 강과 호수의 물결 앞에서 마음이 흔들린다. 보니 추이의 『수영의 이유』는 이 오래된 끌림을 다섯 가지 말로 풀어낸다. 생존, 건강, 공동체, 경쟁, 몰입. 수영을 숫자와 처방의 언어가 아니라 삶과 문화의 산문으로 설명하는 책이다.
이 책은 수영 기술을 가르치는 교본이 아니다. 인간이 물과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지를 개인사와 문화사, 여행기와 인물 이야기로 엮어낸 에세이다. 수영은 먼저 살아남기 위한 능력이었다. 그러나 생존의 필요를 넘어 치료와 회복이 되었고, 함께 물속에 들어가는 공동체의 경험이 되었으며, 기록과 순위를 겨루는 경쟁이 되었고, 끝내 물의 리듬 속에서 자기 자신을 잊고 되찾는 몰입의 체험이 되었다.
대학 시절 아마추어 수영부원이었던 나에게 이 책은 물의 감각을 되살려준다. 수영은 몸 전체가 물과 대화하는 운동이다. 달리기는 땅을 밀고, 등산은 산을 오르지만, 수영은 물에 몸을 맡기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이 역설이 수영의 매력이다. 힘으로만 되지 않고, 느슨함과 리듬을 배워야 한다. 그래서 수영은 몸의 운동이면서 동시에 마음을 낮추는 훈련이다.
독자는 이 책에서 수영의 다양한 재미를 발견한다. 수영을 하는 사람은 자신이 왜 새벽 수영장으로 향하는지 조금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수영을 하지 않는 사람도 물과 인간의 관계를 따라가며 한 종목이 문명사와 개인사를 동시에 품을 수 있음을 알게 된다. 『논어』의 지자요수와 노자의 상선약수가 떠오른다. 지혜로운 이는 물을 좋아한다. 최고의 훌륭함은 물처럼 되는 것이다. 그러니 물로부터 배우자. ❞

칼과 그림자
양선규 지음
지식공작소 (1995)
❝ 『칼과 그림자』는 한국의 읽는 스포츠 역사에서 더 많이 기억되어야 할 책이다. 1995년에 출간된 이 작품은 검도 수련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이자 검도일기이며, 스포츠 에세이의 선구적 사례다. 저자는 검도장을 오가며 도장 사람들, 일상의 관계, 자신의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기록한다. 제목 그대로 칼을 들었을 때 드러나는 마음의 그림자를 따라가는 책이다.
검도는 단순한 호신술이나 투기형 스포츠가 아니다. 검의 길, 곧 검도(劍道)는 몸과 마음을 닦는 수신의 운동이다. 이 책은 검도의 기본 원리와 예법, 대련의 긴장, 호면을 쓰고 칼을 잡는 순간 올라오는 두려움과 욕망을 세밀하게 보여준다. 각 장에는 유교, 불교, 도교의 표현과 검도 용어가 어우러져 있다. 운동의 기술이 어느 순간 심법으로 바뀌는 과정을 독자는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된다.
나에게 이 책은 스포츠를 배우는 일이 단순한 기능 습득을 넘어 자기수행이 될 수 있음을 확인시켜준다. 스포츠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몸동작의 전달만이 아니다. 그 동작을 통해 어떤 마음이 길러지고, 어떤 사람이 되어가는가가 핵심이다. 『칼과 그림자』는 무도가 왜 예로 시작해 예로 끝나는지를 문학적으로 설명한다. 수행(遂行)이 수행(修行)이 되는 순간을 보여주는 책이다.
읽는 이가 얻는 재미는 조용하지만 깊다. 빠른 사건 전개보다 수련의 결, 마음의 흔들림, 일상 속 통찰을 읽는 재미가 크다. 검도를 해본 사람은 도장 냄새와 죽도 소리를 떠올릴 것이고, 검도를 모르는 사람은 한 운동이 어떻게 삶의 태도를 다듬는 길이 되는지 배운다. 오래 절판된 책이지만 다시 소개하고 싶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칼은 상대를 향하지만, 그림자는 언제나 나 자신에게 드리워져 있다. ❞
야구의 불펜, 권투의 링, 골프장의 페어웨이는 모두 상처 입은 인물이 다시 삶을 맞닥뜨리는 무대가 된다.
이 묶음은 실패와 추락, 죄책감과 고통을 통과해 새 출발의 가능성을 묻는 스포츠 소설들이다

불펜의 시간
김유원 지음
한겨레출판 (2021)
❝ 야구는 스포츠계의 문학적 옥토다. 긴 시즌, 느린 시간, 반복되는 실패, 승부의 작은 틈들이 모두 이야기가 된다. 『불펜의 시간』은 그 옥토 위에 한국 야구 소설이 다시 크게 숨을 쉬게 만든 작품이다. 계투 전문 투수 혁오, 스포츠기자 기현, 증권사 직원 준삼이라는 세 인물을 중심으로, 이 소설은 야구장을 벗어난 젊은 세대의 불안과 상처까지 함께 그려낸다.
혁오는 타고난 재능을 지녔지만 한 사건 이후 제구력을 잃는다. 그는 이기기를 욕망하지 않아도 되는 자리, 곧 불펜 투수의 자리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찾는다. 그것은 승부조작이 아니라 승부조절이라는 기묘한 생존법이다. 기현은 특종을 좇는 기자로 혁오의 기록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준삼은 혁오의 공을 받던 포수였으나 야구를 접고 회사원이 된 인물이다. 세 사람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실패, 죄책감, 직장사회의 부조리, 인정받고 싶은 욕망과 맞닥뜨린다.
이 책의 주제는 단순히 야구가 아니다. 그것은 패배가 반복되는 삶에서 어떻게 다시 자기 자리를 찾을 것인가의 문제다. 불펜은 대기하는 곳이지만 동시에 다시 등판하기 위해 몸과 마음을 데우는 곳이다. 나에게 이 소설은 한국 야구문학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준 반가운 홈런이다. 야구의 제도와 현장, 선수와 기자의 세계가 겉핥기로 소비되지 않고, 스포츠의 내부 논리와 삶의 외부 압력이 긴밀하게 맞물려 있다.
읽는 이는 경기 장면의 긴장뿐 아니라 인생 장면의 긴장을 함께 맛본다. 야구를 좋아하는 이는 투수의 손끝과 기록의 미세한 흔들림을 따라가는 재미를 느낄 것이고, 야구를 잘 모르는 이는 실패를 견디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로 읽을 수 있다. 이 책은 말한다. 아직 등판하지 못한 시간도 삶의 일부라고. 불펜의 시간은 실패의 대기실이 아니라 새 출발을 위한 가장 뜨거운 준비의 장소라고. ❞

스파링
도선우 지음
문학동네 (2016)
❝ 권투는 한때 국민 스포츠였다. 그러나 이제 프로권투의 링은 예전만큼 환하지 않다. 바로 그 희미해진 링 위로 도선우의 『스파링』은 장태주라는 인물을 세운다. 그는 10대 미혼모의 아들로 공원 화장실에서 태어나 보육원에서 자란다. 세상은 그를 따뜻하게 맞아주지 않는다. 편견과 억압, 폭력과 고립 속에서 그는 권투장을 만나고, 그 작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가족과 같은 사람들을 얻는다.
소설은 태주의 성장과 몰락, 그리고 다시 삶의 방향을 찾으려는 몸부림을 그린다. 권투 재능으로 성공을 향해 나아가던 그는 가족처럼 여긴 이들을 지키려는 순간 다시 잔혹한 현실에 부딪힌다. 그 사고의 배경에는 개인의 불운만이 아니라 사회의 구조적 병폐가 있다. 언론은 그의 상처를 구경거리로 만들고, 체육계와 사회의 냉혹함은 링의 폭력보다 더 차갑게 다가온다.
나에게 이 책은 권투의 쓴맛을 다시 느끼게 한다. 청소년 시절 나는 권투를 뜨겁게 보던 세대에 속한다. 홍수환과 유명우의 이름, 만화방의 권투 만화, 세계챔피언의 밤을 기억한다. 그러나 『스파링』이 보여주는 권투는 향수의 스포츠가 아니다. 그것은 아픈 몸으로 아픈 세상을 견디는 사람의 이야기다. 주먹은 아프지만, 그 아픔은 때때로 사람을 성장시킨다. 명약이 쓰듯, 권투문학도 쓰다.
읽는 이는 이 책에서 강한 서사의 흡입력을 느낀다. 태주의 삶은 거칠고 처절하며,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쉽게 놓기 어렵다. 동시에 이 소설은 묻는다. 우리는 쓰러진 사람에게 카운트를 세기만 하는가, 아니면 다시 일어날 시간을 주는가. 권투는 이기는 법만 가르치지 않는다. 맞고도 다시 일어서는 법, 카운트가 끝나기 전에 자기 두 발로 서는 법을 가르친다. ❞

배거 밴스의 전설
스티븐 프레스필드 지음, 최의창 옮김
두리미디어 (2000)
❝ 골프는 겉으로 보면 작은 공을 긴 채로 쳐서 작은 구멍에 넣는 게임이다. 그러나 그 단순함 속에는 이상할 정도로 깊은 내면의 드라마가 숨어 있다. 스티븐 프레스필드의 『배거 밴스의 전설』은 그 드라마를 가장 신비롭고도 인상적으로 보여주는 골프 소설이다. 배경은 대공황기의 미국 조지아주 사바나다. 폐허가 된 골프장을 되살리기 위해 보비 존스, 월터 하겐, 그리고 지역의 천재 골퍼 랜널프 주나가 36홀 대결을 벌인다.
주나는 전쟁의 상처로 자기파괴적 은둔생활을 하던 인물이다. 그는 신비스러운 캐디 배거 밴스의 도움을 받으며 시합에 나선다. 소설은 실제 골프 영웅과 가상의 대회를 섞어, 한 인간이 자신감을 잃고, 오만해지고, 다시 자기 본래의 리듬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특히 힌두교 경전 『바가바드 기타』의 구조가 골프 경기 속에 녹아 있다. 전쟁터의 아르주나와 크리슈나가 골프장의 주나와 배거 밴스로 변주되는 셈이다.
이 책은 나에게 각별하다. 2000년에 내가 직접 우리말로 옮긴 책이기 때문이다. 그때도 나는 골프가 단순한 여가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대면하는 진지한 실천이 될 수 있음을 강하게 느꼈다. 그립은 손과 세계가 만나는 지점이고, 스윙은 자기 안의 혼란과 바깥의 자연이 잠시 하나가 되는 사건이다. 좋은 골프는 좋은 삶처럼 자기 리듬을 되찾는 일이다.
읽는 이는 이 책에서 스포츠 소설과 영적 우화의 두 재미를 함께 얻는다. 경기 장면은 생생하고, 배거 밴스의 말은 은근한 여운을 남긴다. 종교적 색채가 낯설 수도 있지만, 핵심 질문은 누구에게나 익숙하다. 나는 내 삶을 어떻게 맞닥뜨릴 것인가. 나는 나에게 주어진 시합을 어떤 태도로 치를 것인가. 골프를 치는 이라면 스윙을, 치지 않는 이라면 인생의 자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
경기장은 뛰는 사람만의 공간이 아니다. 바라보고 사랑하고 해석하고 기록하는 이들에 의해서도 스포츠는 문화가 된다.
이 묶음은 팬심, 관전의 미학, 기록 경쟁의 드라마를 통해 보는 스포츠가 어떻게 읽는 스포츠로 확장되는지를 보여준다.

괜찮고 괜찮을 나의 K리그
박태하 지음
민음사 (2019)
❝ 스포츠 팬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기는 팀을 좋아하는 일이라면 그것은 비교적 쉽다. 그러나 지고 또 지는 팀, 1부와 2부 사이를 오가는 팀, 세상의 관심이 크지 않은 리그의 팀을 사랑하는 일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일이다. 박태하의 『괜찮고 괜찮을 나의 K리그』는 바로 그 사랑의 기록이다. 저자는 성남FC의 팬으로 2017년과 2018년 홈과 원정을 오가며 거의 모든 경기를 직접 보았고, 그 경험을 한 권의 팬 에세이로 묶었다.
이 책은 한국판 『피버 피치』라고 부를 만하다. 축구 경기의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팬과 팀 사이에서 생겨나는 격렬한 관계다. 승리의 환희, 강등의 낙담, 원정길의 피로, 응원석의 우정, 선수를 향한 애정, 구단을 향한 불만이 모두 한데 뒤섞인다. 팬심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사랑하는 것을 대하는 태도를 배워가는 과정이 된다. 그래서 이 책은 성남FC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모든 스포츠 팬의 자서전이다.
나에게 이 책은 K리그를 다시 보게 만든 안내서다. 한국 축구의 관심이 국가대표 경기와 해외 리그에 집중되는 동안, 국내 프로축구의 관중석을 지켜온 이들의 마음을 나는 충분히 들여다보지 못했다. 이 책은 그 마음을 유머와 위트, 그리고 날카로운 관찰로 보여준다. 진심은 때때로 우스꽝스럽고, 열정은 종종 과잉이지만, 바로 그 과잉이 스포츠 문화를 살아 있게 만든다.
읽는 이가 얻는 재미는 분명하다. 축구를 잘 아는 사람은 자기 팬심의 얼굴을 거울처럼 확인할 수 있고, K리그를 잘 모르는 사람은 이 조촐하지만 뜨거운 세계에 초대받는 느낌을 얻는다. 이 책을 읽고 나면 한 번쯤 가까운 경기장에 가보고 싶어진다. 사랑은 설명으로 시작되지 않는다. 어느 날 한 팀의 유니폼 색깔이 내 마음에 들어와 앉는 순간 시작된다. 이 책은 그 순간을 기다리게 만든다. ❞

끈이론
데이비드 포스터 월러스 지음, 노승영 옮김
alma (2019)
❝ 테니스는 나에게 첫사랑 같은 운동이다. 대학 시절부터 유학 시절까지 십여 년을 즐겼고, 지금은 코트를 떠난 지 오래되었지만 그랜드슬램 소식에는 아직도 귀가 열린다. 데이비드 포스터 월러스의 『끈이론』은 그런 테니스를 다시 문장으로 만나게 해주는 책이다. 미국 현대문학의 천재 작가가 테니스를 주제로 쓴 다섯 편의 글을 모은 산문집이다.
이 책에는 저자의 자전적 테니스 회고, 여자 테니스 신동 트레이시 오스틴의 자서전에 대한 실망, 세계 100위권 선수 마이클 조이스의 전문적 기예, US오픈의 민주주의와 상업주의, 그리고 로저 페더러의 플레이를 다룬 유명한 에세이가 실려 있다. 월러스는 경기 결과를 보도하지 않는다. 그는 공의 궤적, 선수의 몸, 관중석의 공기, 프로 세계의 냉혹함, 그리고 최고 수준의 움직임에서 드러나는 아름다움을 집요하게 본다.
나에게 이 책은 '읽는 테니스'의 가능성을 가장 강렬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에서 테니스는 생활스포츠로 인기가 높지만, 테니스를 문학적으로 읽는 문화는 아직 넓지 않다. 월러스는 테니스를 단순한 경기나 취미가 아니라 인간의 기예와 한계, 자유와 제약, 아름다움과 고통이 동시에 드러나는 장면으로 바꾸어놓는다. 이것이 문학적 스포츠 저널리즘의 힘이다.
독자가 느낄 재미는 특별하다. 테니스를 아는 사람은 라켓의 끈을 스치는 공의 감각이 문장 속에서 다시 살아나는 경험을 한다. 테니스를 잘 모르는 사람도 한 선수가 왜 거의 종교적 체험처럼 보일 수 있는지 이해하게 된다. 스포츠는 기록만으로 남지 않는다. 때로는 한 문장 속에서 더 오래 살아남는다. 『끈이론』은 그 사실을 눈부시게 증명하는 책이다. ❞

퍼펙트 마일
닐 배스컴 지음, 박아람 옮김
생각의나무 (2004)
❝ 사람들은 왜 최초가 되기를 갈망할까. 북극과 남극, 에베레스트와 달 착륙, 과학의 발견과 스포츠의 기록에는 언제나 '처음'이라는 마력이 따라붙는다. 닐 배스컴의 『퍼펙트 마일』은 20세기 중반 전 세계가 주목한 하나의 벽, 곧 1마일을 4분 안에 달리는 기록을 둘러싼 세 명의 중거리 선수 이야기를 다룬 논픽션이다. 영국의 로저 베니스터, 호주의 존 랜디, 미국의 웨스 산티가 주인공이다.
책은 1952년 헬싱키 올림픽 이후부터 1954년 베니스터가 3분 59초 4를 기록하기까지, 그리고 그 뒤의 맞대결까지 치밀하게 따라간다. 베니스터는 의학도답게 과학적 훈련과 페이스메이커를 활용하고, 랜디는 성실하고 집요한 자기훈련으로 기록에 접근한다. 산티는 타고난 능력과 본능을 지녔으나 미국 육상연맹과의 갈등으로 발목을 잡힌다. 세 사람의 경쟁은 개인의 꿈을 넘어 국가적 자존심과 시대정신까지 품는다.
나에게 이 책은 육상의 황금시대를 맛보게 해주는 스포츠 다큐멘터리다. 달리기는 겉으로 단순하다. 그러나 한계를 1초씩 밀어내는 과정은 과학, 심리, 문화, 제도, 성격, 운이 모두 얽힌 복합 드라마다. 특히 베니스터와 랜디가 벌인 밴쿠버의 '미라클 마일'은 선의의 경쟁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패배한 랜디의 품격은 승리한 베니스터의 기록만큼이나 오래 기억된다.
독자는 이 책에서 기록 스포츠의 짜릿한 재미를 느낀다. 누가 먼저 벽을 깰 것인가, 한 번 깨진 벽은 얼마나 빨리 무너질 것인가, 승리와 패배는 어떻게 서로를 완성시키는가. 한 편의 역사 드라마처럼 읽히는 이 논픽션은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 스포츠가 왜 인간의 한계를 상상하게 만드는지 알고 싶은 독자에게도 좋다. 4분의 벽은 트랙 위에 있었지만, 그 벽을 바라본 것은 한 시대 전체였다. ❞
히말라야의 절벽, 하코네 역전마라톤의 도로, 고등학교 트랙의 배턴 구간은 모두 혼자이면서 함께 나아가는 장소다.
이 묶음은 극한의 도전과 공동체적 성장을 통해 스포츠가 인간형성의 서사가 되는 순간을 보여준다.

신들의 봉우리
유메마쿠라 바쿠 지음, 이기웅 옮김
리리 (2020)
❝ 산악문학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읽는 스포츠 장르 가운데 하나다. 등정과 조난, 사투와 생환, 인간의 무모한 도전과 자연의 압도적 위엄이 한꺼번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유메마쿠라 바쿠의 『신들의 봉우리』는 그 산악문학의 높은 봉우리다. 800쪽이 넘는 장편이지만, 히말라야의 공기처럼 차갑고도 강한 흡인력을 지녔다.
소설은 등반 사진가 후카마치 마코토와 비운의 천재 등반가 하부 조지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후카마치는 카트만두의 한 골동품점에서 1924년 에베레스트에서 실종된 조지 말로리의 것으로 보이는 카메라를 발견한다. 만약 그 안에 정상 사진이 남아 있다면 에베레스트 초등의 역사가 바뀔 수도 있다. 그 카메라의 행방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그는 일본 등산계에서 사라진 전설적 인물 하부 조지의 존재와 마주한다. 하부는 에베레스트 남서벽 동계 무산소 단독등반이라는 거의 불가능한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 책의 주제는 산에 오른다는 행위의 궁극적 이유다. 하부에게 등반은 명예나 기록보다 더 깊다. 그것은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유일한 방식이다. 나에게 이 작품은 이미 만화, 영화,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난 친숙한 산이다. 그러나 원작 소설의 산은 더 높고 더 깊다. 문장 속에서 하부의 숨, 얼음벽의 냉기, 후카마치의 두려움이 그대로 전해진다.
독자는 이 책에서 미스터리, 모험, 인간 드라마의 세 재미를 모두 얻는다. 말로리의 카메라가 던지는 역사적 수수께끼, 에베레스트의 혹독한 등반 과정, 그리고 산에 사로잡힌 한 인간의 고독이 하나로 묶인다. 산악문학을 처음 읽는 이에게는 거대한 입문서가 되고, 이미 산을 좋아하는 이에게는 다시 한번 산 앞에서 자신을 낮추게 만드는 고전이 된다. 신들의 봉우리는 결국 인간이 자신을 시험하는 가장 높은 자리다. ❞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미우라 시온 지음, 임희선 옮김
청미래 (2022)
❝ 요즘 한국에서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고 가장 널리 사랑받는 운동을 꼽으라면 달리기가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가 보여주는 달리기는 혼자 뛰는 조깅이 아니다. 열 명이 하나의 어깨끈을 이어가며 달리는 하코네 역전마라톤의 세계다. 미우라 시온은 대학 하숙집에 모인 열 명의 청년이 일본 최고의 대학 역전경주에 도전하는 과정을 긴 장편소설로 그려낸다.
이야기는 기요세 하이지가 빵을 훔쳐 달아나는 구라하라 가케루의 달리는 모습을 보고 반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하이지는 자취집 청년들을 설득해 육상부를 꾸리고, 대부분 초보자인 이들과 함께 하코네 에키덴 출전을 꿈꾼다. 왕자, 무사, 조타, 조지, 신동, 유키, 니코짱, 킹, 가케루, 하이지는 저마다 약점과 상처를 지녔지만, 훈련과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다. 소설 후반부는 각 구간을 달리는 이들의 고독과 신뢰를 숨 가쁘게 따라간다.
이 책의 주제는 개인의 재능이 공동의 역량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역전경주는 한 사람이 아무리 빨라도 완성되지 않는다. 모두가 자기 구간을 끝까지 견뎌야만 한다. 나에게 이 소설은 달리기를 회피해온 마음에 작은 바람을 일으킨 책이다. 나는 장거리 달리기를 잘하지 못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늦었더라도 문밖으로 나가 조금 뛰어보고 싶어진다.
독자가 얻는 재미는 스포츠 소설의 가장 정직한 즐거움이다. 훈련의 지루함, 팀원 사이의 충돌, 예선의 긴장, 본선의 극적 장면이 모두 있다. 그러나 더 큰 재미는 각자가 혼자 뛰는 순간에도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 있다. 어깨끈은 천 조각이 아니라 서로의 삶을 맡아 잇는 책임의 상징이다. 바람은 혼자 맞으면 차갑지만, 함께 달리면 등 뒤에서 밀어주는 힘이 된다. ❞

한순간 바람이 되어라
사토 다카코 지음, 이규원 옮김
노블마인 (2007, 전 3권)
❝ 계주는 이어달리기다. 혼자 가장 빠르게 달리는 것이 아니라, 네 사람이 배턴을 주고받으며 하나의 속도를 만들어내는 경기다. 사토 다카코의 『한순간 바람이 되어라』는 이 계주의 세계를 고등학교 육상부 청소년들의 3년 성장기로 풀어낸 소설이다. 단거리 달리기와 400m 계주를 중심에 놓은 보기 드문 스포츠소설이며, 일본 청소년문학의 현대적 고전으로 자리 잡은 작품이다.
주인공 가미야 신지는 중학교 때 축구를 하다 부상으로 그만둔 뒤 고등학교 육상부에 들어간다. 어릴 적 친구 이치노세 렌은 뛰어난 재능을 가진 스프린터지만 중학교 때 육상을 그만두었던 인물이다. 이 둘과 선배, 동료, 후배들이 함께 훈련하고 대회에 나가며 성장한다. 소설은 100m, 200m, 400m, 400m 계주의 훈련과 경기, 기록회와 예선, 전국대회를 향한 긴장감을 아주 자세히 그린다.
이 책의 가장 큰 주제는 성실함과 신뢰다. 천재만이 주인공이 아니다. 늦게 시작한 선수도 꾸준히 훈련하고, 자기 불안을 견디며, 친구와 동료를 믿을 때 성장한다. 나에게 이 작품은 스포츠교육의 본질을 다시 확인시켜준다. 체육은 단순히 몸을 잘 쓰게 만드는 일이 아니다. 자신을 믿고, 끝까지 노력하고, 운동 그 자체를 좋아하게 되는 과정이다. 좋은 학교스포츠는 바로 그런 인간형성의 시간을 제공한다.
독자가 느낄 재미는 청춘 스포츠의 정직한 설렘이다. 스타트라인의 긴장, 배턴 패스의 불안, 결승선을 향한 마지막 질주, 친구를 믿고 달리는 순간의 뜨거움이 있다. 전 3권의 구성도 '제자리로, 준비, 땅'이라는 출발 구령처럼 이루어져 있어, 책 전체가 하나의 긴 경주처럼 읽힌다. 한순간 바람이 된다는 것은 가장 빠른 사람이 된다는 뜻만이 아니다. 함께 달리는 사람들의 마음이 한 방향으로 흐르는 순간을 뜻한다. ❞
[READING LIST] 최의창 교수님의 "2026 읽는 스포츠 문학 50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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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일본 서점 직원들이 '최고의 소설'로 뽑은 책. <박사가 사랑한 수식>, <밤의 피크닉>, <도쿄 타워>에 이은, 제4회 일본 서점대상 1위 수상작이다. '달리기'라는 가장 단순한 스포츠를 소재로 젊은 날의 순수한 에너지와 열정, 진심을 전하는 매력적인 성장소설. 축구선수인 형의 영향으로 축구를 시작했지만, 재능 부족으로 중간에 꿈을 포기한 신지는 고등학교 진학 후 친구 렌과 함께 육상부에 가입하게 된다. 달리기에 소질은 있지만 연습을 게을리 하는 렌과 달리 신지는 처음부터 특별한 두각을 나타내지는 않았지만 성실하게 연습하며 차츰 달리기에 매료된다. 마침내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400미터 릴레이 주자로 선발된 신지는 전국대회 참가를 목표로 힘차게 두 발을 내딛기 시작한다.
<새의 선물>로 시작하여 <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 <고래>, <캐비닛>, <체인지킹의 후예> 등 한국 문단에 활기를 불어넣은 명작들을 거쳐, 우리가 애써 외면했던 쓸모없어진 세계의 슬픔을 들여다본 <소각의 여왕>까지. 한국문학을 이끌어왔고, 앞으로 이끌어나갈 다재다능한 작가들을 소개해온 문학동네소설상, 그 스물두번째 수상작 <스파링>이 출간되었다. 또다른 묵직한 신예 소설가 도선우를 세상에 알리는 그의 첫 장편소설이다. 굵직한 서사를 정공법으로 끌고 나가는 힘과, 적당히 유머를 섞은 속도감 있는 문장으로 독자를 이야기에 몰입시키는 솜씨는 이 작가가 오랜 시간 스스로를 연마해온 만만치 않은 신인임을 직감케 한다. 놀랍게도 도선우는 단지 문학작품을 다독하는 것만으로 묵묵히 필력을 쌓아온 재야의 고수다. <스파링>은 홀로 소설 쓰는 법을 터득한 이 숨은 고수의 재능을 확인하게 해준 첫 작품인 셈이다.공중화장실에서 태어난 소년 ''장태주''가 권투 선수로 성장해가는 과정 속에서 부딪치는 사회의 구조적 폭력에 맨몸으로 맞서는 이야기이다. 장태주는 밑바닥에서부터 생을 시작하며 일찌감치 세상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굴러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는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위악을 배우고 자신을 지키기 위한 싸움의 기술을 단련해가며 성공을 얻어내지만, 그 또한 "이 세계가 돌아가는 원리"에 의해 자꾸만 무너져내린다.
''1마일 4분'' 장벽을 깨뜨리려는 세 젊은이들의 도전사를 담은 논픽션. 1952년에서 1954년 사이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았던 미국, 호주, 영국의 세 젊은이들의 경쟁을 다루었다. 스포츠의 상업화를 적절히 이용하고 즐길 줄 알았던 미국인 산티, 온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짊어지고 있었던 호주의 랜디, 이상적인 아마추어 정신의 전형인 옥스포드 의대생 배니스터. 이들이 아름다운 경쟁을 벌인다.책은 오랜 기간의 취재와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구성했다. 시간과의 싸움, 타인과의 경쟁, 개인의 의지가 맞부딪치는 달리기의 의미를 엿볼 수 있다. 또한 술수와 타협을 거부하며, 자기 자신을 극복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물에서 유희와 익사는 한 끗 차이다. 즐겁게 수영하다가도 순간 위태로워질 수 있다. 그런데도 ‘왜 수영을 할까?’ 수영을 사랑하는 저자 보니 추이는 이 질문으로 책을 시작한다. 이 책은 수영하는 이유를 크게 다섯 가지(생존·건강·공동체·경쟁·몰입)로 나누어 탐구했다. 각각의 이유에 대해 경험을 나눠줄 사람을 직접 찾아가 함께 대화하고 수영했다. 그 덕에 생동감 넘치는 지식이 책에 담겼다. 국적·성별·계급·빈부에 관계없이 다양한 사람이 함께 수영을 배운 ‘바그다드 수영클럽’, 차가운 바다에서 장장 6시간을 헤엄친 끝에 살아남아 아이슬란드의 영웅이 된 항해사, 100분의 1초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올림픽에 출전한 수영선수의 마음가짐, 스타킹을 신지 않으면 수영할 수 없었던 과거 여성들의 이야기 등. 의학, 사회학, 인류학, 심리학 등 여러 학문에 걸쳐 풍성한 정보를 제공한다. 기시감 없이 새롭고 재미있는 내용이 많다. ‘알쓸신잡-수영 편’이 있다면 바로 이런 내용이 아닐까?
히말라야 등반 역사상 최대 미스터리 사건이라 불리는 맬러리와 어빈의 에베레스트 초등정 여부를 모티프로 풀어낸 산악 소설이다. 일본에서 720만 부가 판매된 ‘음양사’ 시리즈의 작가 유메마쿠라 바쿠가 구상부터 집필까지 20년의 시간을 들여 완성해냈다. 수차례의 취재를 통해 표고 8,000미터 고공을 압도적 스케일로 생생히 그려내면서 산에 모든 것을 내던진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정상을 향한 인간의 열망과 산악인의 정신을 농밀하게 담아냈다.주인공 후카마치 마코토는 카메라맨으로 일본 에베레스트 원정대에서 촬영을 담당했다. 등반에 실패한 후 우연히 들른 카트만두의 한 등산용품점에서 맬러리가 1924년 등반에서 촬영했던 것으로 추측되는 코닥 카메라를 얻게 되면서 조지 맬러리의 행적을 좇기 시작한다. 과연 1924년 조지 맬러리와 앤드류 어빈은 세계 최초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했던 것일까? 전 세계 산악계를 뒤흔들 최대의 미스터리를 풀 수 있는 열쇠가 바로 그 카메라에 담겨 있다. 하지만 누군가 카메라를 훔쳐가고 후카마치는 그 행방을 좇는 중 한때 일본 산악계의 전설로 불리던 하부 조지를 만나게 된다. 일본으로 돌아가 하부에 관해 조사하면서 점점 산에 대한 하부의 집념에 빠져든 후카마치는 다시 네팔로 그를 찾아간다. 하부 조지, 전설의 등반가이자 자신이 죽게 한 파트너에 대한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는 남자. 그가 목표로 삼은 것은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에베레스트 남서벽 동계 무산소 단독 등정이었다.
2021년 제26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야구라는 스포츠에 각기 다른 방식으로 얽힌 세 사람이 무한경쟁 시스템 안에서 부서지며 겪는 성장의 시간을 담은 옴니버스 소설이다. 문학상 심사 당시 “야구라는 주제를 각 인물의 이야기에 걸맞게 직조해내는 균형감”이 뛰어나고, “스포츠 서사에서 익숙한 자기 성장에서 끝나지 않고 사회적 관점으로 흡입력 있게 뻗어나가”며 단단한 지지를 받았다.불펜(bull pen)이란 야구 경기장 내 투수가 연습하는 공간인 동시에, 투우 경기 전 소들이 대기하는 곳이라는 어원을 따라 노동자들의 공간으로 은유되기도 한다. 프로야구 선수, 증권회사 직원, 스포츠신문 기자. 얼핏 접점이 없어 보이는 소설 속 이야기가 한데 모일 수 있는 이유 또한, 등장인물 모두가 자신이 몸담은 조직 세계의 부조리에 부딪히고 깨지며 불펜에 들어서게 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 선정 2016년 올해의 책. 미국 현대문학의 가장 담대한 작가이자 빼어난 스타일리스트인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가 선보이는 산문의 정수이다. 주니어 테니스 선수이기도 했던 작가는 이 산문집에서 테니스 치는 순간들과 테니스 경기를 둘러싼 모든 철학적, 정치사회적, 심지어 수학적 맥락들을 깊이 쑤시고 건드려 미국 스포츠 산문의 고전을 완성했다. 이 책에 서문을 붙인 미국의 작가이자 편집자 존 제러마이아 설리번은 테니스의 언어적 유래, 문학에 등장한 테니스, 테니스가 다른 스포츠와 본질적으로 어떤 점에서 다른지 등을 유려한 글로 엮어내며 이 스포츠가 생소한 사람들의 이해를 돕는다.작가는 “단언컨대 테니스는 스포츠 중에서 가장 아름다울 뿐 아니라 가장 힘겹다”라며, 인체의 물리학을 위반하고 “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초월”의 순간을 선사하는 위대한 선수들에 찬탄을 보낸다. 작가는 지독할 정도로 이어지는 문장의 랠리와 번뜩이는 재치를 결합해 기적적 정교함의 연속으로 이루어진 테니스의 시간을 경이로운 산문의 언어로 옮겨내는 데 성공한다.
골프와 한평생을 보낸 프로 하비 패닉의 교습서. 시간의 모진 풍파를 견뎌내고 살아남은 골프 지식의 집약이다. 채를 잡는 법, 완벽하고 이상적인 스윙, 훅과 슬라이스, 벙커 플레이, 스코어에서 다섯 타를 줄이는 방법 등 하비 페닉 ‘자신이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이야기’를 89개 항목으로 설명한다. 여덟 살 때부터 캐디 일을 시작한 그의 골프 인생은 골프에 관한 전문용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간결하고 직접적이고 실용적인 가르침을 전달해주기 때문에 어떠한 수준의 골퍼이든 최선의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열 한 번의 NBA 최다 우승을 일궈낸 필 잭슨 감독이 그간 체계가 잡히지 않은 팀들을 우승팀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수년간 발전 시켜온 리더십의 기본 원칙을 11가지로 정리해 알려준다. 그가 책을 통해 보여주는 리더십의 원칙은 스포츠 팀을 넘어 조직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개성 강한 개인을 어떻게 팀과 조화시켜야 하는가를 담고 있다.이 책에서 필 잭슨은 자신이 어떻게 뉴욕 닉스에서 선수 생활을 하던 1970년대에 늘 깨어 있는 마음 상태로 팀워크를 유지하는 비결을 배웠고, 어떻게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을 득점 왕에 대한 미련까지 버릴 정도로 사심 없는 리더로 만들었는지, 어떻게 선수들로 하여금 서로 믿고 한 마음으로 플레이를 하게 해 한 팀으로서 결국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게 만들었는지 알려준다.‘농구계의 악동’ 데니스 로드맨과 ‘통제 불가능한’ 기타 다른 선수들 역시 자신들보다 더 위대한 그 무언가를 위해 헌신하는 선수들로 만들고, LA 레이커스의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가 이기적이고 반항심 많은 십대 소년에서 챔피언 팀을 이끄는 성숙한 리더로 성장해갔는지 등 많은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